하늘 다리 3 . 계원 대학교


가을 바람을 타고 하늘에서
크랜베리스의 드림스가 들린다

입구
카라비안 여학생과 소호 남학생이
한 갑의 마지막 두 가치 담배를 나누어 핀다 . 그들에겐 너무 먼 강의실에 서리치며 .... 담배 한 모금마다 다리를 49회씩 떨고 있다 . 무르팍의 동력을 타고 연기가 뭉게뭉게 하늘로 올라간다 .


학교에 들어갈 것이냐 ..... 길다란 벽의 그림자가 그어진다 .
우리에게 남겨진 선택이 여러개이던 적이 있었던가 .... 단답형의 질문이
발 아래에서 흔들인다 . 이대로 돌아갈 것인가 .... 빈 칸을 앞에두고
고개를 들면 .... 무심한 건널 다리에 X 가 반복되고 있다 .


유리면에 스쳐 지나간 것들 . 고추장 제육볶음 레드 . 계란 야채덥밥 옐로 ....
시무룩한 생수병 블루 .... 포만과 허무 사이를 잘라놓고 가버린 햇빛 .
유리면에 떠오른 것들 . 구겨진 냅킨 화이트 . 나 쓰레기통 블루 .....
뒤로 넘어간 의자 블랙 .... 고장난 서랍같은 눈거풀 아래 물기



몸이 무거워진 우리를 꿋꿋이 안고
있는 철골 브레이스 .... 창에 붙어 물결치는 삼각 파도를 따라 ..... 하오의 정경이 조금씩 기울어진다 .
떡볶이와 종이컵이 기울고 ....... 데님 셔츠와 ... 매실캔과 파랑의자가 기울고 휴대폰과 돌아선 허리선이 기울어서 .... W 로 굽이치며 흘러간다


음악이 바뀌고 .... 케니지의 실루엣이 ... 조금은 축축히 깔린다

철교
" 오빠 수업도 들어가 ? " 걸 온 더 브릿지가 ...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
명암이 다른 두개의 공간 .... 식탁과 스튜디오 사이 ... 칼로리와 오브제 사이 ..
체중계와 성적표 .... 그 저주와 위선 사이에서
돌이킬 수 없는 불화에도 폭파되지 않았다고 전해지는 길지 않은 다리 .

빛이 난간을 타고 프레임을 이루며 .... 큐브의 골을 타고 흘러오자 ...
소리를 내지 않는 실루엣들이 하늘 복도에 머물렀다 . 삼각형 바람이
하나씩 유니트 안을 채워놓았고 .... 다섯개로 나누어진 시간이 성실한
울림을 전하자 .... 다리 위에서 .... 셀프 이미지란 강의가 시작되었다 .




식당
늦은 오후 . 아이보리 의자에 앉은 벨벳 화이트의 여학생이
컴팩트 미러를 열고 .... 이미지 조정을 시작했다 . 색조를 높이고
컨트라스트를 구슬리며 .... 마젠타를 죽이고 시안을 살렸다 ... 그녀를 위해
옆자리 까망의자가 rgb의 마지막 번호를 달자 ... 커피가 쏟아졌다 .

빨강 의자와 패널은 무한 채도로 몸부림 쳤고 .... 핏물이 흘러나와 바닥을
적셨다 . 닭강정이 레몬빛으로 투명해지다가 결국 날아 올라갔다 ...
저녁 국물 김이 석양 입자를 그레이 라벤더의 점층톤으로 흩어놓자
.... 하나씩 떠오르는 하얀 테이블을 밟고 .... 그녀가 어디론가 올라갔다 .

어둠이 내리는 하늘에 허브 알버트 밴드의 나팔수의 휴일이 진동한다




하늘
길게 이어진 다리의 직선을 따라 대지는 학교와 그 밖의 모든 것들로
나뉘어져 있다 . 처음에 .... 다리 아래에서 무한의 담배 연기가 피어 올라
안개빛 캔버스 하나를 만들어 놓았다 ..... 그위로 빨강과 노랑 .. 파랑이
굽이치며 지나가고 ... 검정과 하양이 넘어지고 구겨졌다 ..... 그리고 ....

빛의 튜브에서 실루엣이 쏟아지고 ..... 바람은 스프레이로 배경을 칠했다
무르익은 시간을 따라 이미 완결된 이미지의 여학생이 나타나자 ...
섹스폰과 트럼펫이 강아지처럼 뛰어 다녔다 .... 마지막으로 ...
막 떠오른 달이 오래된 필체로 .... 캔버스 귀퉁이에 서명을 했다 .

관악기의 반짝이는 음이 하나씩 불 빛이 되어 저녁 다리위로 내려왔고 ...
차면 이지러지는 하늘 위의 모든 것들 처럼 ....
스모크 캔버스가 조각나면서 ...
캠퍼스에 첫 눈이 내렸다




2001 . 11. 28
tkhong .  letter@ang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