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강간 질식
by RAN



1947년 하지날 . 낮부터 미미와 기나긴 성교를 했다
어둠이 창을 듬뿍 물들일 때 . 나는 깊이 사정했다
성기를 빼내자 아랫배로 썰물 바람이 지나갔다
기슭 모를 수평선이 떠올라 눈물이 나왔다



수술부 . 체념 잘하는 밤이 기쁜 어둠에 숨넘어가는 시간
복도에 사시미즈 진득한 콜탈 사운드 흘러나오고 ...
02O방에서 아리 아루가 약에 취해 날춤 추고
03O에서 필로폰사시미에 뻑간 수련의들 호모 더티댄싱 한다

줄지어있는 9개 방들중에 굳이 붙어있는 두방을 쓰는 것은
유리벽 때문이다 . 관찰기능이 관음작용으로 만개될줄 ...
뼈아프지만 설계자인 나는 꿈에도 예감 못했었다
건축가는 창조주이며 공간은 진화하는 생물이다

사이벽 콘트롤 키박스가 앞방에 있어 02O방에서 닫으면
03O와 유리벽은 콘크리트로 돌아온다 . 01O방은 아라와 루사가
밤마다 피워낸 뜨신 하얀꽃들이 ... 핑크 라벤더 열매를
수술대 주변에 가득히 메워 작은 화원으로 변했다



발랄한 화류 상속녀 아리와 아루는 하얀가운 노예 같은
수련의들 구경이 즐겁다 . 진동이 피부로 전해지는 락비트와
아랫도리 딱 붙이고 허리 쫀득히 돌리는 콜탈댄스에
껍질벗긴 줄기 같은 남자 몸통들이 감겨들고 ....

본능 바닥에 수액이 차오르면 아리가 아루 엉덩이를 뒤에서
껴안는다 . 털하나 없는 머리로 도리도리 등을 문지르면
투명하도록 하얀 살갗에 연두빛 핏줄이 잎맥처럼 드러나며 ...
머리에서 발끝까지 웨이브 진다 . 두갈레진 피빛 혀가

길게 빠져나올 때쯤이면 유리벽이 천천히 닫긴다
하우에게 배운대로 빈틈 없이 아로가 키를 누르는 것이다
눈치껏 . 미녀들의 밤놀이를 흘겨보던 남자들은
느닷없이 헐거움에 허리 움찔대며 상대를 찾아 엉긴다



그들은 여자들이 껴안던 모습대로 머리통을 등짝에 비빈다
가로막힌 벽 너머로 이미지는 본을 떠온듯 답습된다
호모 정체성 쇠락이 겁나 안면에 힘주며 모른척하지만
남자들 감각은 여자들 움직임마다 쉼없이 복닥된다

뿌리 깊은 고독과 그 열매의 잔인함을 달고사는
닥터 히레는 수련의들이 저항없이 의지를 물먹이며 ...
눈자위 모로 째가며 옆방 훔쳐보는 밤마다
술취한 종례시간이 오면 . 시비 풍파를 일으켜

잘린 손가락과 매스 날아다니는 피바다 얼차려를 난발한다
자매들을 쫓아내고 싶지만 . 귀족 화류 상속녀들을
한낱 닥터가 밀어내는건 아몽 윤리상 명분이 서지 않았다
두번의 걸쭉한 사건이 없었더라면 히레는 돌아버렸을지도 모른다



상해 및 강간 사건 후유증에 시달리던 아로가 건강을 찾자
아라는 외과팀을 02O방에 초대한다 . 영안실에서 숙성된
브랜디가 수술카트 가득히 실려오고 ... 화사한 나체앞에
꽃잎알러지로 남자들이 부들부들 떨며 신경마비로 술잔 깨먹고 ...

물고기 안주 없이 깡술에 취하자 아나고가 아라 아랫배에
얼굴 파묻고 울기 시작한다 . 이 망측한 애수 앞에서 ...
누구라도 튀는 꼴 못보는 수재 범생 수련의들이
샘플 감성을 깨달은듯 . 줄지어 아라몸에 머리통 던져 통곡한다

길고긴 시간 . 망각의 유리병에 채워져있던 모성애가 마개 밀어내며
터져나온 것일까 ... 아라 아랫도리가 짠물 범벅이 되고 ...
처음에는 그리움에서 비릿한 자조로 나중에는 히레 눈길에
공포의 탄식으로 눈물은 밤의 한허리 잠기도록 이어진다



체액이 나오지 않는 아라는 따스하고 차가운 물의 촉감에 달뜨며
주름속에서 나온 하얀꽃잎들이 눈물을 타고 떠내려가는걸 본다
언젠가 . 정상인의 혈관에 박힌 바늘을 따라 튜브에 핏물이
차오르는 광경에 ... 아라는 호흡 멎을만큼 흥분했었다

남자의 윤기나는 새까만 머리칼을 거머쥐면서 . 아라는 동그란
더운숨에 입을 벌린다 . 남자 피를 뽑고싶다 . 몽글몽굴 솟는
새빨간 빛이 의식에 찰랑일때마다 ... 아라는 머리칼 뽑을듯이 쥐고
다리사이로 당기고 ... 콧구멍에 꽃잎 막혀 남자 졸도한다

고개 꺾고 깊은 생각에 잠겨있던 히레는 . 게르치에 이어
히라스까지 안면에 눈물 떡진 꽃잎으로 질식하자 ...
장고를 마치고 결단한다 . 끝내 손아귀 풀지 못하는 아라를
급히 쫓아내느라 마구로는 머리칼이 반쯤 뽑혀나간다



꼬라박아 자세로 수련의들은 히레의 선언을 듣는다
'수술환자 외에 여성은 수술부에 발 들여 놓을 수 없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감회가 머리끝으로 추락하듯 밀려온다
도다리는 이때부터 기이하게 맹렬한 발기가 업습한다

'어찌하여 꼬라박아에서 발기할까' 도다리는 잠자리 들때까지
사위지 않는 난해한 생리를 유추해본다 . 점심 부페때 개쓸개 소스를
너무 많이 쳤었나 ... 밤사시미 간장에 뽕와사비가 과했나 ...
결국 . 아라 배에 출렁이던 물빛에서 기억은 머문다

의대에 파묻혀 사느라 번듯하게 화류질도 못해본 도다리는
계곡주의 전설을 떠올린다 . 매끈한 아랫배에 그것은 눈물이었지만
발기속의 상상은 결핍의 요소들로 랜덤하게 채워지고 ...
구원의 환상이 등대빛으로 반짝인다 . 여자가 기다릴거야



날밝으면 여자들은 쫓겨날 것이고 . 오늘이 마지막 밤이라는
예감에 서둘러 진단 플래쉬 챙긴 도다리 복도로 나온다
깡으로 학점으로 부세와 아나고에 밀리던 지난날
상류층과 이변의 방사로 한번에 만회해보리라 ...

02O방 . 늦도록 놀다가 막 잠든 아리와 아루가 나란히 수술침대에
누워있고 . 등8개 수술램프에 하나가 낮은 촉수로 밝혀져있다
도다리는 잠시 망설이다 ... 납작한 몸통 자신의 콤플렉스를
반전하듯 젖꼭지가 램프를 향해 도발한 아루를 찍는다

가운을 벗자 두시간전부터 충직한 초병처럼 기립해있는
대롱이 원활한 진행에 맘 놓인듯 짧게 끄덕인다
램프빛에 덜렁이는 불알 그림자가 아루 허벅지 타넘어 올라가고
도다리는 열정 침묵속에 고여있던 침을 귀두에 듬뿍 묻힌다



아몽신에게 짧은 기도와 함께 . 얍 . 낮은 기합으로 밀어붙인
대롱이 턱없이 비껴난다 . 얍 . 반복해보지만 침만 아로
주름가에 묻히고 대롱은 타깃없는 화살처럼 벗어난다
조급함이 절망을 삽질하고 . 도다리는 임상의답게 ....

머리를 아로 다리사이에 바싹 들이밀고 주름을 관찰한다
핑크빛 주름에서 하얀 실종이처럼 꽃술이 삐죽 고개 내밀자
끄집어내고 ... 손가락에 돌돌 감기는 첫가닥에 이어 세가닥
꽃술들이 손목에 감기는 촉감에 도다리는 야릇한 미소 짓는다

흐느적 늘어나는 하얀 술들이 ... 손가락으로 주름속을 더듬자
쏟아질듯 다발로 뻗어나와 얼굴을 감으며 시야를 가리고
떼낸 꽃술이 목에 감긴다 . 뒤덮인 술들이 살갗에 조여들고 ...
국수발에 덮인 하얀 그물인간 같은 도다리 질식해간다



잠결 깔끔한 아리가 꿈속 큰북 소리에 깨어나 오줌통에
머리 박고있는 몸통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 도다리 죽었다
하얀 꽃술들은 아루가 잠깨자 풀죽어 바닥에 떨어졌다
새빨간 얼굴 구멍마다 오줌거품 맺힌 코마 상태에서 ...

응급에 이골난 동료들 심폐술로 생명 찾은 도다리는
한계절 내내 . 얼굴에 까만 금 촘촘히 그어놓은듯 . 그물 스타킹
덮어쓴 꼴로 살았다 . 여자들만 보면 오줌냄새에 헛구역질 해댔고 ...
히레 주먹에 콧뼈가 내려앉아 얼굴이 훨 더 납작해졌다

예감으로 늙어온 하우가 몰래강간 사건 책임으로 외과팀 수술부
철수를 요구했다 . 아몽병원에서 학생과 교수시절을 보낸
히레는 영안실의 힘을 누구보다 잘알기에 하우와 협상하고 ...
수술부 평면도에 붉은줄로 남녀구역이 나누어진다



남의 다리사이 지가 흘린 눈물에 억척 발기하고
몰래 들어온 손가락에 꽃술이 모가지 감고
모성 권력 범벅에 성욕은 이중오인되고 ...
상상과 고독에 익은 남과여 단절된다



2004 . 6 .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