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를 보기만 해도 알수 있는 것
로드리고 가르시아 영화


things you can tell just by looking her .
부제로 달린 카피는 ......
man only sees what a woman wants to know ....

다섯개로 나누어진 이야기들은 모두 여자들의 방에서 시작된다 .


정지된 기다림의 방
얼음 같은 닥터가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줄 전화만을 기다린다 . 그녀는 방안의 공기에 조금씩 녹아가고 그 안에서 시간은 먼지처럼 느리게 떠다닌다
깊은 물 속에서 울리는 것같은 전화벨 .... 열린 문 사이로 빛이 새어 들어온다

머물수 없는 방 .
깊은 밤 은행 간부 레베카의 방에는 유부남 애인이 들렀다 간다 . 객체의 사랑이 남긴 온기가 식어가는 방 . 거리로 나온 그녀가 방향없이 걷다가 길건너에서 누더기 카트를 끌고가는 거지 할매를 본다 .
세상이 안식처인 거지와 세상이 모두 낯설게 된 외로움이 마주본다

경계에 자리한 방
아들과 단둘이 사는 동화작가 로즈는 잠든 아들 방 문을 열어둔다 . 아이가 성에 눈떠가면서 방문은 닫긴다 . 어느날 앞집에 이사온 난장이 남자의 방을 우연히 엿보게 되고 ........... 늦은 밤바람 속에 그 집 앞에서 서성인다
그 녀의 맘 속에 새로운 문턱이 들어서게 되었다 .

새장과 같은 방
동성애자인 카트리느와 릴리의 방 . 죽음이 조금씩 가까이 오는 릴리에게 카트리느는 어릴때 새장을 청소하다 청소기 튜브 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카나리아의 촉감을 이야기한다 .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조금씩 짧아져 간다

보이지 않는 방
장님 캐롤이 형사 언니와 사는 집 . 눈에 보이는 것으로만 사실을 이해하는 언니와 상상으로 세계를 느끼는 동생 . 어느날 저녁 남자에게 버림 받은 캐롤은 언니가 담당하고 있는 한 여인의 자살사건을 자신의 일처럼 이야기한다

그 여인은 줄곧 거리를 걸어가고 있었다 . 가방하나 남아있는 방으로 돌아와 창을 밀봉한다 . 아무것도 기다릴게 없는 작은공간이 세상과 단절된다
그녀를 보기만 하면 알 수 없는 것들이 몇개의 방을 거쳐서 지나간다 .



2000 . 9 . 8
tkhong .  letter@angeb.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