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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수 고양이 존
tkhong   2001-04-21 00:02:13, 조회 : 3,792, 추천 : 596

 
상록수 고양이 존







   




상록수 고양이 존





어제 고양이 존에 그 녀석이 나타났다 .

블록 위에 올라앉아 여전히 똑 같은 표정으로 도도하게 있었다

숱하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이고 가끔 말을 거는 사람도 있건만

눈길 한번 안주고 바위산의 독수리 분위기로 교각 쪽만 바라보고 있다

가끔 손등에 침을 묻혀서 얼굴을 닦는걸 보면 아주 사회를 의식 안하는건

아닌 것 같지만 .... 어쨌든 그들과 어울리고 싶어하진 않는것 같다



녀석이 앉은 자리는 포장마차의 지주가 되는 한장짜리 블록이다 .

퇴근시간이 가까워지면 이 포장에서는 만두를 팔게 된다

그리고 그 앞에는 오뎅 포장 . 뒤편으로는 소주 포장이 있다

여기는 상록수 역 자전거 주차장으로 너른 공터를 만들어 놓았는데

포장들이 이 여유를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왔고

야옹이들이야 오뎅 . 만두 . 생선구이가 지천이니까 꿈의 궁전이다



가끔 다른 고양이들이 보이는 수가 있어도

양지바른 블록 자리는 감히 넘보지를 못하는 모양이었다 .

녀석은 추운 날에는 보이지 않다가 따스한 짬이 나면 이내 나타나곤한다

어딘가 다른데도 자리가 있는데 상록수 브랜취를 잃지 않으려고

영역 확인겸 오곤 하는것 같다

어쨌든 놈이 오면 날씨뿐 아니라 전철역 부근이 포근해 보인다

여전히 눈을 껌뻑이며 냉소적인 오전을 보내고 있는 놈 곁으로

분주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





2001 . 3 . 19

홍태경 . tkhong .  letter@ang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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