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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영화를 본 20년
tkhong  2018-06-08 16:29:01, 조회 : 25, 추천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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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동 영화는 . 1997년 ‘초록물고기’에서        
버드나무가 있는 집의 기억이
내러티브 포인트가 된다
기억의 터전이 사라지고 . 도시는 마을을
밀어내며 . 상실이 시작되는 곳에
다 변해버린 버드나무 집이 남아있다  
1999년 ‘박하사탕’에서는
도시에서 밀려나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남자가 . 옛 카메라에서 필름을
뽑아 내버린다 . 한 평생이 상실로
겹쳐온 남자는 . 터전을 다 잃고
남아있는 기억마저 내던진다
2002년 ‘오아시스’에서는
변방의 아파트 곁에 서있는 나무가
여자를 괴롭힌다 . 남자가 그 나무를
자르다가 공공의 적으로 잡혀간다
집을 자연으로 지켜준다고
여기는 나무가 . 사실은 공포의 대상이고
그건 결코 잘라내지 못한 채 남는다
2007년 ‘밀양’에서
죽은 남편의 터전으로 내려온 여자는
아들을 잃고 구원마저 잃고만다
더 잃을 것도 없는 여자가 자르는
머리칼이 텅 빈 집 수채에 떨어져내린다  
그녀의 낯선 도시 빈 하늘에
남은 머리칼이 날아간다
2010년 ‘시’는
강물에 떠내려오는 소녀로부터
시작되어 . 명사를 잃고 동사마저 잃고
세계를 잃어가는 여인의 시가
21세기의 강물에 흘러간다  
영원히 잊혀질 시 한 편이 흘러간다         
그리고 2018년 ‘버닝’에서는  
여인이 사라진다 . 노을처럼 . 그녀가
흘린 눈물처럼 . 암전 같은 잠처럼
상실되고 . 두 남자가 사라져갈  
비닐하우스를 찾아다닌다 . 하늘엔
철새가 떠나고 . 마지막 송아지가
트럭에 실려간다 . 수없이 상실해왔지만
청춘에게 잃어버릴 것은 남아있기에
눈이 쌓여간다 . 아프고 슬프고 고마웠다
이창동 영화를 본 20년 세월

비스킷 . 바삭바삭 구운 외로움을 위하여 19
사진은 이창동 영화 '초록물고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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