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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으로 살다 간 여인들이
tkhong  2018-04-08 00:22:52, 조회 : 49, 추천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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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날
덕수궁에 한 시대를 불꽃으로 살다 간
여인들이 찾아왔다 . 사랑하고 일하고
꿈을 찾아서 깜깜한 밤하늘 먼먼 별을 따라
힘겨운 시대의 장막을 헤쳐나갔던 여인들
그녀들은 한 시대를 열었고 . 이 땅에서
여성의 이름으로 새로운 빛의 문을 열어갔다
1896년생 나혜석 1901년생 주세죽 1911년생
최승희 1916년생 이난영 1920년생 박래현 ..
그녀들이 모더니즘 시대의 꽃모습으로  
이른 봄의 빛으로 우리 시대에 찾아왔다
그림을 그리고 . 가로등 아래서 연인을 기다리고
노래를 부르고 . 창가에서 편지를 쓰고 . 슬픈
사랑에 흘린 눈물이 보석빛 별이 되어왔다
나는 1900년의 돌건물 계단을 올라가
오픈홀이 있는 이층 방에서 그녀들을 만난다
축음기와 SP판이 있고 유화와 이젤이 있고
양산과 굽높은 소가죽  펌퍼스와 보스턴백과
낙엽빛 핸드백과 꽃잎 엽서가 스쳐간다
황실의 커피향이 날리고 돌기둥 너머에서
앳된 얼굴의 여인이 돌아본다 . 가슴이
가슴이 아려온다 . 손으로 잡힐듯한
여인의 환영이 빛으로 왔다가 스러진다  
        
미술관앞 도넛집에서 유리창으로
시청앞 커턴월 건물들을 본다 . 이 거리에
80년전의 여인들이 걸어간다 . 여린
꽃잎의 향기로 . 애절한 우수로 . 깊고도
푸른 몽환으로 지나간다 . 나는 안다
그 아름다움은 우리 곁에 남아있다

주세죽 . 그 님의 모습이 짙은
모노크롬으로 내 속에 새겨져온다
데자뷰처럼 . 아니 마치 태어나기전부터
알아왔던 전생의 만남처럼 그녀가
남아있어 . 이 봄이 아프다  

비스킷 . 바삭바삭 구운 외로움을 위하여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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