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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위독한 밤에 그가 찾아왔다
guajira  2017-04-30 11:17:57, 조회 : 874, 추천 : 477

 




가을이 깊어지면서 내 병은 더 심해져갔다
열에 달떠서 온몸이 땀속에 헤엄치고 있다가
해열관장을 하였다 . 나는 천장의 무늬를 보며
잠들고 꿈꾸고 깨어나고를 반복했다 . 엄마는
내 얼굴 앞에 새빨간 사과를 보여주고 강판에 샥샥
갈았다 . 사과의 향이 눈이 부시게 퍼져가면 나는
다시 살아난듯 미소를 지었다 . 갈아진 사과를 엄마는
삼베주머니에 넣고 나무막대를 엇갈려 꾹 짜냈고
대접에 쪼르르 사과물이 거품을 내며 퍼져나왔다
열덩이에 부어오른 목에 사과물이 들어가면 온몸이
이파리처럼 촉촉하게 피어났다 . 그 사과주스는
소리로 눈으로 그리고 목으로 함께 마시는 물이었다
나는 사과물과 깡통주스만 마시며 외계인처럼
말라갔다 . 그리고 겨울이 오는 한밤에 그사람이 다시
찾아왔다 . 그사람이 오면 늘 창밖에 눈이 내렸다
내 곁에 24시간 붙어있는 엄마는 잠들었고 불이
꺼진 방안에 환한 빛이 들어오고 그사람이 내
머리맡에 앉았다 . 나는 그사람이 그냥 좋았다
물냉28호가 눈빛으로 말했다 . 나도 너를 돌보께

비스킷 29 . 겨울 위독한 밤에 그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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