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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숲 12 . 속살 영화제와 환장 영화제
guajira   2005-10-25 01:34:38, 조회 : 4,233, 추천 : 998

 


우리 고양이숲 제국 식초 시제품이 나왔다 . 일곱 주주가
돌아가며 시음 하였고 . 젤로 까다로웠던 고양이 흑백영화가
세번 거부를 하면서 . 세번의 산고 끝에 생산에 들어갔다
판매과장 철의히프가 자꾸만 직급으로 툴툴대었기에

판매담당 이사로 승격하면서 첫번째 주주회의를 마쳤다
철의히프는 식초의 판매루트에 영화제 라인을 깔았다
그녀는 영화제 기획의 고수였다 .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10년전 그녀의 사부 '분홍눈깔'이 벌렸던 속살영화제가 있었다



기획의 불모지 우리 영화바닥에 속살영화제는 충격이었다
첫번째 에로영화 시리즈에서는 . 쓰다버린 콘돔에다
좌석번호와 상영횟수를 찍어 영화표를 만들었고
상영전에 돌비사운드로 성교신음을 쉬임없이 때렸고

상영후 사은품으로 칙칙이 일회용 샘플을 증정하였다
극장문고리에 모조성기를 달았고 . 영화 상영전에 불이 탁
꺼지면 올가즘 비명이 "꺄악" 터지면서 본영화가 시작되었다
벤치마킹하기 위한 해외 영화제 관계자들이 줄을 섰었다



두번째 공포영화 시리즈에서는 여검표원이 긴머리칼 풀어헤치고
우물처럼 생긴 박스속에서 표를 받았고 . 상영중 천정에서
뜨신 핏물과 차가운 녹물과 머리카락이 때 맞춰 떨어졌다
나가는 비상구에는 불을 다 꺼버리고 사방에서 선풍기 틀어댔다

세번째 실연영화 시리즈에서는 실연경험자를 우편으로
선착순 백명 선정하여 무료 입장관및 주차권을 증정하였고
상영후에는 수면제를 사은품으로 주었다 . 14편 영화를
다보면 사은품만으로 그날밤 충분히 죽어버릴 수 있었다



지구별 온갖 영화제에 모범을 보이던 분홍눈깔은 1995년
여름 . 속살의 속절없음을 통감 . 영화인들의 깊은 애도속에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고 줏대없는 친구 흐믈도사의 소개로
철의히프를 만나 영화제 기획비법을 3년간 전수하였다

1998년 봄부터 안상 상록수마을을 중심으로 영화제 기반을
닦던 철의히프는 1999년 1월 제1회 환장영화제를 열었다
환경영화제와 헤깔린 일부 몰지각한 미디어들의 오류로 인하여
실패하자 . 2회때에는 아예 환장환경영화제로 개최하였다



공식명칭은 싸베지 앤 크레이지 에콜로지 필름 페스티발
이 영화제는 눈이 펑펑 내리는 날 눈 내리는 영화들만
상영하고 . 장마때 비오는 영화 . 태풍 때는 바람 맞는 영화
4월에는 벚꽃 피는 영화들 . 8월에는 해변 영화들 ...

환장하도록 환경에 젖어보는 영화제였다 . 철의히프가
아니라면 감히 누구도 시도할 수 없는 난관들이 있었다
눈이 오다 녹아버리면 추운 도시 극장으로 옮겨갔고
비가 너무오래 내려 온갖 필름을 다 구하러 다녀야하였다



SCEFF . 세프 . 환장환경영화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1년후 봄비영화제 티킷이 여름이면 완전매진 되었다
공중파 방송 메인뉴스 일기예보 시간에 진행자가
"내일은 세프에서 태풍영화가 상영됩니다" 라며

오프닝멘트를 할 정도였다 . 가을밤 강변에서
안개영화제를 하였고 . 겨울바다에서 일출영화제를
하였다 . 철도청에서는 '세프행 영화기차'를 운행하였다
철의히프는 분홍눈깔을 뛰어넘는 재능을 펼쳤다



-이어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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