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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갈 데가 드물었다
guajira  2018-06-08 17:33:55, 조회 : 140, 추천 : 76

 


열네살 우린 갈 데가 드물었다
영화관 . 미성년자 관람불가는 커녕
고교생 관람가 도 볼 수 없었다
중딩은 . 아동 수준으로 들어갔다
갈 데가 없었기에 자주 버스를 탔고
텅 빈 공터나 황폐한 웅덩이가에서 걸었고
개발 따위 없는 잡초 우거진 종점에서 걸었다
세상의 끝 같은 종점에서 돌아오는
정류장 하나 하나가 기억의 기념비가 되었다
버스는 우리 맘처럼 휘청이며 달렸고                 
우리에겐 봄 여름 가을 겨울 차창으로
본 풍경이 서로에게 엽서였다
열네살의 숨결로 차창에 입김을 호호 불어서
맘과 맘을 써보이며 . 우리들만의  
작은 암호와 답신을 주고받는
우린 버스 아이들이었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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