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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불 밖으로 나왔다
guajira  2018-06-08 17:20:47, 조회 : 122, 추천 : 63

 


우리는 이불 밖으로 나왔다
침대에 마주보고 앉아 서로의 눈을
바라보았다 . 거짓말 하는 사람은
눈을 깜빡인다고 우리는 믿고 있었다
“내가 니 속으로 들어갔다고?”
“응 . 이상한 느낌이야 . 니 기억이랄까
  생각이랄까 그런 걸 내가 삼켰어”
“그런걸 어떻게 삼켜?”
조령의 까만 눈에서 설핏 코발트빛이 서렸고
눈동자가 기묘하게 가운데로 몰렸다
생각에 빠질 때 조령이 짓는 표정이었다
“이상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나는 고개를 저었다 . 발기는 여전히
마음을 배반하듯이 . 도사리고 있었다
그 때 . 조령은 어렴풋이 우리가
잠들어서 다녀온 은하계를 기억하였다
다만 그걸 언어로 풀어서 표현할 만큼
자아 혹은 의식이 자라지 않아서
조각난 기억들을 편집할 능력이 없었다
우리가 은하계로 나가서 우리 둘의
미래를 보았고 . 조령은 나를 인증하는  
물결무늬돌을 삼켰는데 . 그 맥락을
풀어내기가 힘들었다 . 조령은 단지  
자신의 속으로 나의 뭔가가         들어온 듯이
느꼈다 . 표현보다 느껴야할 일이었다  
그렇게 불꺼진 방 침대 위에 앉아서
눈을 깜빡이지 않고 서로를 바라보았다
창으로 들어온 달빛이 우리의
창백한 그림자를 벽에 그려놓았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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