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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불 속에서 눈을 떴다
guajira  2018-06-08 17:15:00, 조회 : 21, 추천 : 11

 


우리는 이불 속에서 눈을 떴다
동시에 . 막 이 세상에 발을 딛은 듯이
잠에서 깨어났다 . 손을 맞잡은 채
엄마 뱃속에서 갓 나온 듯이
깜깜하고 포근하고 먹먹한 이불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았다 . 우리는 어딘가
다녀왔지만 . 기억이 나지 않았다
나는 금속성으로 발기하였기에
우선 . 그걸 . 감추어야했다
흔들어놓은 콜라병처럼 발기는
폭발할듯 말듯 맹렬한 지경이었다
그게 문제였다 . 돌아보면
그 순간 발기가 없었다면 나도 꿈을
기억할 수 있었다 .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발기에 사로잡혀 . 빨리
지는 태양처럼 소멸하기를 빌며 초조했다
조령이 맞잡은 손을 풀었다
살짝 광대뼈가 나오고 눈동자가
오닉스처럼 반짝이는 열네살 단발머리
조령이 후우 한숨을 길게 내쉬며
속삭였다 . 이불 속에서는 속삭임이
뜨거운 바람이 지나가는 듯했다
“어딘가에 다녀왔어 . 니하고”
습기가 배인 목소리가 귀를 떨게했다
“이상해 . 아주 먼데 . 거기서”
목소리가 조금씩 갈려지고 가늘어졌다
“니가 . 내 속으로 . 들어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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