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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왜 여기로 왔을까
guajira  2018-06-08 17:09:19, 조회 : 20, 추천 : 9

 


우리 만남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명왕성에서 조령과 나는
지구별 열네살 우리가 왜 여기로 왔을까
서로에게 되묻다가  
세월을 검색하는 ‘물결도서관’으로 향했다
은하계의 시간들이 강물처럼 흘러가는          
물결도서관 영원열람실에서 우리는
지구별에서 우리의 시간을 검색했다
며칠 혹은 몇 달이 흘러갔는지 몰랐다
영원열람실 스크린에는
단지 은하 강물의 시간만 있었다
우리는 한동안 . 우리의 미래를 보았고
강물 속의 버드나무처럼 울었고
스크린만 바라보며 침묵했다
우리는 . 헤어질 . 것이다
우리 둘 사이의 미래 영상이 스크린에
강물의 속도로 흘러갔다 . 열세살에
만난 우리는 . 시간의 강물 무늬를 그리면서
서로를 지켜보고 설레고 애태우다가
갈등하고 비껴가고 아파하고
혼자가 되어갔다 . 고통의 날들이
성장과 함께 흘러갔다 . 우리는 어른이
되어갔고 . 순수를 잃어가면서
체념과 망각을 배워갔고 그와 함께
설국의 달빛처럼 . 차갑고 투명한
그리움 하나를 안고 늙어갔다
우리의 미래를 보고나자 . 지구별로
결코 돌아가고 싶지 않았지만
은하계의 시간은 우리를 밀어내서
운명선착장에서 지구별로 귀환하는
콜라병 우주선을 기다렸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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