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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빵가게에 가고 싶다
guajira  2018-04-08 00:59:05, 조회 : 53, 추천 : 16

 


구리에 살 때 . 구리역 안 빵집에서 빵굽는
냄새가 오래 남는다 . 어느 오후 . 역에서
헤어지는 커플을 보았다 . 애절하게 멀어지는  
두 비련의 발걸음 사이로 빵과 버터가
녹는 향기가 흘러갔다 . 나도 빵집앞에서
연인과 헤어졌더라면 . 사랑의 추억에
머핀이나 롤케잌이나 페스추리의 따스함이
어려있으면 . 슬픔마저 포근할 거야 . 싶었다
빵굽는 냄새가 옛사랑의 희미한 기억이라면 싶었다
2016년 10월 입원 날짜를 잡았던 날에
준이 차로 집에 돌아왔다 . 나는 전혀 걷지를
못했다 . 보쌈 도시락을 사고 . 준이가 먹고
싶은 거 없냐고 묻기에 . 갓구운 빵 . 이라고
했다 . 베이커리 시간에 맞춰 준이가 따스한
바게트랑 파운드케익을 종이봉투에 가득
담아서 왔다 . 그 빵을 먹으며 . 다가올  
입원생활과 수술의 날들을 스스로 토닥였다
부풀어오른 빵의 따스함에는 생명의 떨림
같은게 있다 . 살아서 피어오르고 싶은
열망 같은게 있다 . 병동에서 면회 온 분이
가져다준 카스텔라의 샛노란 빛은
해바라기밭이 바람에 흔들리는 감동이었다    
이른 아침에 크루아상을 굽는 빵가게에
가고 싶다 . 밀가루가 버터를 끌어안는 그
소담한 향기 속에서 . 살아서 즐거운
은은한 빛 한 줄기를 만나고 싶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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