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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줌 마렵다꼬
guajira  2018-03-03 21:28:24, 조회 : 68, 추천 : 18

 


조령네 방은 내 방보다 1.5배는 컸다
형광등은 꺼놓았고, 탁상등이 켜져있고
전기 히터 유리관이 빨갛게 빛나고 있어서
사방이 발갛게 물들어보였다 . 내 방에는 없는
침대가 있었고 . 책상이 길다랗게 컸고
이젤 따위 그림 도구들이 어질러져 있었다
누나방 빼고 여자방에 들어와본게 첨이었다
여자방에서 가장 신비한 것은 미지의 냄새였다
냄새는 설렘을 일으키고 기억을 조작하고 의식을
흐트려놓았다 . 조령의 방에는 과일향과 함께
녹진한 약가루 냄새가 공기중에 떠다녔다
달콤하고 아릿한 냄새 . 기억에 오래 떠다닐
냄새였다 . 책상 위에는 머핀이랑 주전자에
향과 맛이 엷은 수정과가 들어있었다 . 무게를
다 빼버리고 가벼운 맛에 계피향이 소담하게
피어났다 . 일상의 음료로 찾아온 수정과였다
나는 목이 타는듯해 수정과를 하얀 그릇에 따라
벌컥벌컥 마셨다 . 조령이 물끄러미 보며 말했다
“니는 나중에 도둑해도 되겠더라 . 니가
도둑 되면 . 나는 망 봐주께 . 우리 이인조 도둑하자”
“머 훔치고 싶은데?”
“나? 나는 잉어 훔치는 도둑”
“잉어? 머할라꼬 . 잡아묵나”
“머시마! 훔쳐서 강에다 풀어주야지 . 강에서는
훨 더 크게 자란다 . 니는 머 훔칠래?”
“음 …. 엘피!”
“엘피? 훔쳐서 머할라꼬”
“들어야지 . 천장 끝까지 쌓아놓고”
“머시마 진짜 도둑놈이네”
“가난한 사람들한테 나눠줘야겠다”
“엘피가 떡이가 묵지도 못하는데 . 이따아이가 나는
잉어꿈 자주 꾼다 . 잉어하고 이야기도 한다”
“잉어가 우짜믄 꿈에 들어오는데?”
“자기전에 물을 마셔야 된다 . 오줌이 마렵지만”
“나도 자기전에 물 마시는데”
“오줌 눌라꼬 자다가 일나재?”
“하- (한숨) . 오줌 이야기 쫌 하지마라”
“와 . 머시마야”
“(버럭) 오줌 마렵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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