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나는 창문을 넘었다
guajira  2018-02-09 17:16:15, 조회 : 72, 추천 : 17

 


나는 창문을 넘었다 . 이십 센티 가량의
건물 장식판에 내 몸 전체를 맡겨야 했다
3층인데 층고가 좀 높은 건물이라 . 아마도
6미터 정도의 높이였다 . 위에서 볼 때는
충분히 발을 딛을 수 있다고 보았는데 막상
신발이 닿자 와들와들 떨리면서 발끝에 힘이
빠져서 닿았다는 감각이 희미했다 . 일단
창틀을 꽉 쥔 채 움직였다 . 창문 폭은
1.5미터 . 이 범위에서는 창턱을 붙잡을 수
있었다 . 창을 벗어나면 3.5미터 정도 되는
잡을 게 하나 없는 콘크리트 벽면을 지나가야
3층 데크 난간턱을 붙잡을 수 있었다
문득 . 조령이 나를 보고 있을까 생각했다
어찌되었든 폼나게 가야했다 . 벽에 딱
몸을 붙이고 팔을 벌려 균형을 잡은 채
폭을 넓게 해서 모로 움직였다 . 작게 움직이면
더 떨려서 더 위험했다 .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인지 닭 울음인지가 들렸다 . 땀이
털모자 아래로 흘렀다 . 3.5미터 . 다섯 걸음은
움직여야 하는 거리였다 . 콘크리트 벽면에
뺨을 붙이고 후후 숨을 내쉬며 한발 한발
나는 거미이며 꽃게이며 황금박쥐였다
걸음에 탄력을 받으며 . 왼팔을 죽 뻗어서 난간이
닿게 했다 . 난간끝이 구원의 돌처럼 만져졌다
난간을 붙잡았다 . 앗싸 . 긴 호흡을 하고  
난간을 넘고, 미리 열어둔 계단실 문을 통해
내려갔다 . 1층 문에는 주머니에 넣어온 딱지를
문틈에 끼워놓고 닫았다 . 초딩 때 탐정
소설을 부지런히 읽어둔 탓에 아는 건 꽤나
있었다 . 문 밖으로 나왔다 . 이제부터는
방범대원을 봐야했다 . 통행금지 시간이었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38





  답글달기   추천하기   목록보기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zer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