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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고 싶은 기분으로
guajira  2018-01-04 23:39:52, 조회 : 9, 추천 : 1

 


그녀랑 나 사이는 평면으로 10미터 높이로는
5미터 정도쯤 거리가 있었다 . 3층 내 방 창에서
길을 건너 그녀네 대문을 지나 다듬은 돌을
깔아놓은 길과 연못을 지나 . 그 정도 거리였다
그 사이 유리창으로 우린 사인을 주고받았다  
1월의 바람이 나목을 흔드는 오후 . 드뎌  
접속의 사인을 주고받았다 . 이제 나가야한다
나는 비둘기빛 털모자에 엄마의 자두빛
울머플러를 두르고 튀어나갔다 . 쿵쿵쿵쿵
땅밑바닥층이 흔들려서 온몸으로 진동이
전해졌다 . 오렌지빛 털모자와 까만 피코트에
그녀도 엄마 머플러를 두른 거 같았다
바다에 해일이 오고 땅이 갈라질 거 같았다
우리는 20미터쯤 거리를 두고 걸어갔다
지축이 흔들리고 심장이 활화산처럼 흔들렸다  
그녀는 나풀나풀 눈송이처럼 걸어갔고
나는 움찔움찔 약먹은 너구리처럼 걸어갔다
10미터 . 5미터 . 두 털모자 쓴 토끼들이
가까워져갔다 . 방앗간을 지나 길목을 돌았고
우동집을 지나며 2미터 . 그녀의 브라운
코르듀이바지랑 운동화가 선명하게 들어왔고  
버스정류장에서 우리는 멈추었다 . 1.5미터
복덕방 영감님을 보자 . 까만 곰을 만난 듯이
깜짝 놀라 인사를 했다 . 버스가 오자 우린
살짝 서로를 곁눈질하며 . 타지않았다
빈 버스 정류장에 . 두 털모자가 나란히
겨울길을 보며 서있었다 . 쿵쿵쿵쿵
지진의 여진이 간헐적으로 오갔고 . 우리는
울고 싶은 기분으로 앞만 바라보았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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