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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춤을 추고 있었다
guajira  2018-01-04 23:32:53, 조회 : 7, 추천 : 0

 


너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 어떡하지
일상에서 깨어나는 지혜가 필요하다 . 신호를
보내고 싶다 . 이 신호 방식이 두 사람 사이의
관계 바탕색이 된다 . 건너집 그녀가 두 번째
신호를 보냈다 . 처음에 등대지기처럼 거울로
빛을 보냈고 . 두 번째 신호는 유리창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썼다 . 우리 사이의 오차가
시작되었다 . 오해하고 모르면서 아는 척하고
아닌데 맞는 척하는 순간들이 쌓여갔다
나는 도무지 그녀가 유리창에 쓰는 단어를
알지를 못했다 . 내가 시각에 둔하다  
사춘기 소녀들은 관계의 숲에 사는 고라니처럼
신호에 민감했다 . 내가 유리창에 글씨를 쓰면
그녀는 알아보았다 . 우리는 두개의 모래섬에서  
건너편을 바라보며 신호를 보내는 섬소년
섬소녀 같았다 . 때로는 두 팔을 저어가며
애틋하게 안타깝게 아둥바둥 마음을 보냈다
그래봤자 . 라면 먹었다 . 달팽이를 보았다
눈이 올거야 .. 등등 일상의 짤막한 삽화였다
좋아하는 남녀는 무수한 쓸모없는 말을
나누며 단지 그 울림만으로 감동을 받는다
그녀가 검지손가락으로 유리창에 글씨를 쓰면
‘ㅁ’이 새침하게 오물거렸고 . ‘ㄱ’은
살랑살랑 날아오를 듯했고 . ‘ㅅ’은 홱홱
휘젓는듯 했다 . 내가 글씨를 못알아먹는
표정을 지으면 . 두 팔로 커다랗게 지휘하듯
글자씩 천천히 썼다 . 우리는 창가에 딱
붙어서서 . 어쩌면 . 겨울의 춤을 추고 있었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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