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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의 울림
guajira  2017-12-26 17:21:12, 조회 : 54, 추천 : 19

 



의미 있는 눈빛 . 파고드는 말 한 마디
돌아선 모습의 여운 . 이런 첫 만남의 울림은
사이를 성큼 가깝게 한다 . 나랑 건너집 그녀는
일단 말을 한번 트고나자 ‘아는 사이’가
되었다 . 이웃집 여자가 아는 여자가 되자
내 방 창문은 한결 더 투명하게 맑아졌다
나는 그녀를 좋아하는 걸까 . 내 이상형은  
아니었다 . 나는 훨씬 연상의 여인에게 끌렸다
동네 개인병원 여의사 아줌마를 좋아했고
윗동네 갈래머리 여고생 선아누나를 좋아했다
내 또래는 어렸다 . 광대뼈가 살짝 나온
얼굴도 낯설었고 . 금속성이 묻어나는 가냘픈
목소리도 서먹했다 . 열네살은 시야가 좁고
좁은 시야만큼 좋고 싫음도 단호하게 좁았다
하지만 . 그 빤히 보는 커다란 눈동자가
이미 나를 그 속에 빠트려놓고 있었다 . 나는
반쯤 물에 잠긴채 . 이 물이 맞나 . 생각하는
꼴이었다 . 2월의 포근한 한낮 내 창가에
눈을 찌르는 빛이 찾아왔다 . 빛은 나를
훑고 지나가 내 방안에서 휙휙 돌아다녔다
건너집 거실 유리창에서 그녀가 손거울로
보내는 빛이었다 . 나는 눈이 부셔 반쯤
손으로 가린채 거울을 들고 웃는 그녀를
보았다 . 꽃이 향기를 보낸 것이다 . 나는
이제 나비로 날아올라야 했다 . 호랑나비든
배추나비든 . 스타일의 날개짓을 해야 했다

비스킷이 연애편지 도시락을 배달하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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