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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발 호남선 기차의 기억
guajira  2016-03-13 23:03:03, 조회 : 1,277, 추천 : 354

 


아버지는 철도원이었다 . 철도원은 철도역을 따라
사는 데가 달라진다 . 형은 대전고등학교 . 누나는
경남여중이었고 . 언젠가부터 우리집은 집은 부산이었다
아버지가 순천에 살 때 . 엄마는 나를 데리고 부산항에서
연락선을 타고 여수항까지 가서 마중나온 아버지랑
차로 순천에 갔다 . “아이가 뱃멀미가 심해요”라고
엄마는 하소연 했다 . 뿌웅- 뱃고동만 울려도 나는 속이
울렁거렸다 . 아버지는 막내를 보고 싶어했기에
엄마랑 나는 대전까지 가서 순천 가는 기차를 갈아탔다
국토의 반을 빙 도는 여로였다 . 대전발 호남선 기차는
나를 감동시켰다 . 한산한 열차 . 창밖으로 끝없이
드넓은 들녁 . 아주 조그만 역들 . 느릿느릿한 열차
차창을 열고 연을 띄우곤 했다 . 그때부터 나는
심한 열차 마니아가 되었다 . 신당동 할머니댁에 가면
수저통에서 젓가락을 다 꺼내 방안에 철로를 깔았다
터널을 뚫고 교각을 세워 철로를 까는 상상은
어릴 때 내 뇌구조를 지배했다 . 증기기관차의
원리와 명칭들을 갈켜주자 단번에 줄줄 외워버리는
아이를 아버지는 안아들고 직원들에게 자랑하러
다녔다 . 나는 기차 냄새 . 승강장에 불어오는
바람 냄새에 신경섬모들이 자지러지는 마니아다

비스킷 52 . 대전발 호남선 기차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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